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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부도 극복한 초심으로 마음 다잡아

2023년 12월 14일
1993년 11월 23일. 최종부도일.

30년 전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하늘이 무너지는 날 같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집안 가구에 압류 딱지가 붙어있던 그 때.
당시 의류 도매상이었던 필자는 사업이 번창하였으나
어음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순간 나락에 빠지게 됐다.

그리고 어느덧 만 30년이 지났다.
그 사이 어려운 일이 생길 때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에는
금고 속에 있는 30년 전 부도 수표를 꺼내보면서 마음을 다잡곤 했다.
벼랑 끝에서 구사일생했던 그 때 굳은 ‘초심’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살아야 한다는 일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의지 말이다.

부도 후에는 하루 4시간만 자고 입에 단내가 나도록 일만 했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를 했기에,
남보다 반의 반 걸음만 앞서서 시작하고 또 열심히 일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현장에서 터득한 철학으로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 끈기와 집념으로 오뚜기처럼 재기할 수 있었다.
비록 상인에서 출발했으나 패션 브랜드에 대한 동경을 갖고 브랜드 의류를 해야 한다는 신념만은 계속됐다.
그래서 가성비에 방점을 둔 여성 어덜트 캐주얼 크로커다일레이디가 대박을 냈고,
현재까지도 국민옷 브랜드로 자리하게 됐다.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재기였지만, 이후 사세가 확장하면서도 의류업이 천직이라는 생각에
다른 업종으로 확장은 시도하지 않고 오로지 섬유패션에만 종사했다.
브랜드에 대한 동경과 초심은 에스콰이아, 엘리트, 예작 등 어려움에 있던
우리 한국 토종 브랜드들을 다시 살리는 일도 하게 만든 것 같다.

이런 과정에서 방만한 투자도 있었고,
또 코로나19 펜데믹이 오면서 다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30년전 그날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겨낼 수 있었다.

2023년에는 이런 인생에 뜻 깊은 보상을 받았다.
섬유의날 금탑산업훈장의 영예를 안았고,
한국 섬유업계의 발전을 위해 희생하라는 운명인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에 취임하게 됐다.

한 평생 패션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온 만큼
앞으로 더 잘 하라는, 또 어른으로서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대리점 사장님들께도 가끔 말씀 드리곤 한다.
처음 가게를 열었던 때의, 첫 고객을 받았을 때의 초심을 떠올려 보자고.
처음 상품을 팔았을 때 기쁜 순간 말이다.

초심, 그 열정과 설레임 사이에 그 기억과 마음을 되새겨 보자.